중견기업 91.5%, 코로나19 대출·보증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필요
중견련, '중견기업 정책금융 대출 만기 연장 수요 및 금융 애로 조사' 결과 발표
성장 가능성 배제한 재무제표 편향 심사 관행 개선 시급
□ 중견기업 열 곳 중 아홉 곳이 경영 정상화와 기업 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 대출·보증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23일 발표한 '중견기업 정책금융 대출 만기 연장 수요 및 금융 애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91.5%는 3월 말 종료되는 정책금융 대출·보증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연장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1년 이상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45.1%로 가장 많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팬데믹의 사후 영향을 감안할 때 기업 유동성 안정화를 위해서는 코로나19 종식까지 연장하는 편이 옳다는 의견이 40.2%로 가깝게 뒤를 이었다.
◦ 중견련 관계자는 "절반 이상인 56.1%의 중견기업이 코로나19에 따른 판매 부진(39%)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자금 상황이 악화했다고 밝혔다"라면서,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공고한 기업 경영 전략의 기본 바탕인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조사는 1월 20일부터 2월 5일까지 82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코로나19로 유동성 흐름이 크게 악화했지만 올해에도 중견기업의 자금 수요는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 설비 투자(53.7%), 원자재 구매 대금(47.6%), 차입금 상환(46.3%) 등 소요에 따라 중견기업의 절반(50.0%)은 전년보다 증가한 수준, 37.8%는 최소한 전년도만큼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많은 중견기업이 정책금융과 민간 은행 대출을 활용해 유동성 애로를 해소했지만, 재무제표 위주의 경직적 심사 기준의 한계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견기업의 57.3%는 정책금융을, 53.7%는 민간 은행에서 신규 대출을 신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대출·보증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받은 기업은 각각 35.4%, 26.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 중견기업들은 KDB산업은행(26.8%), 한국수출입은행(19.5%), IBK기업은행(14.6%)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대출·보증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받았지만, 신용 등급 및 재무 상태 악화(9.8%), 추가 담보 또는 보증서 요구(4.9%) 등 이유로 신청이 무산된 사례도 다수 집계됐다.
- 응답자들은 재무제표 위주 보수적 심사(53.7%), 대출 한도 부족(41.5%), 담보 부족(34.1%), 과도한 서류 제출 요구(23.2%) 등을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 시 애로로 꼽았다.
◦ 중견련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은 물론 민간 은행에서도 신용 등급 및 재무 상태 악화(17.1%), 차입 한도 불충분(9.8%) 등을 이유로 대출·보증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가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면서, "규모에 따른 획일적 기준으로 금융 사각지대에서 애로를 겪어 온 중견기업의 경우 성장 가능성을 배제한 기존의 금융 시스템 아래에서는 온전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단기간의 신용 등급 하락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책임질 중견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정책금융 당국은 기업 규모에 따른 칸막이를 걷어내고 기업의 존속과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금융 시스템 전반의 합리성을 확보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반 부회장은 "중견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견기업의 금융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국회 등에 중견기업계의 애로와 정책 대안을 전달하고, 지난 4일에는 '중견기업 금융 지원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면서, "중견기업의 정책금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도록 정부, 국회 등과 더욱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