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젊었으니까 시작했죠. 실패하는 경우엔 그만두면 되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지금은 ‘실패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45년간 IT부품 산업을 선도해온 이랜텍 이세용 회장님께 기업의 첫 출발에 대해 여쭤보니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가전·통신업계의 대부분이 일본 제품을 수입하던 1970년대, 사소한 부품마저 귀한 외화를 들여 수입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던 이세용 회장님은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일념으로 1978년 3월 삼일정공사를 창업한 것이 이랜텍의 시초입니다. 이후 1982년 대희전자공업을 거쳐 현재의 이랜텍이라는 사명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랜텍(Elentec)은 Electronics & Technology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작년 기준 9,979억의 매출, 356명의 고용을 기록중이고, 국내에는 화성, 해외에는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등에 생산법인을 운용중입니다.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 장쑤성 수녕의 공장을 철수한 이랜텍은 해외 시장에서 돌아온 기업에 국내 정착을 지원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국내 복귀기업(유턴기업)으로 지정된 바 있고 용인 남사읍 완장산업단지에 신공장을 건설중에 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외부 케이스를 도장, 증착 등 2차 공정을 거쳐 공급하는 기업이 바로 이랜텍입니다. 2023년 5월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25.27%라고 합니다. 세계 각지에서 우리 이랜텍의 K-부품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랜텍은 배터리팩, 전자담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 후계자이신 이해성 대표님이 있습니다. AR·VR 구현 스마트안경, 전자담배용 배터리팩, 중대형 에너지저장용시스템(ESS)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매출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운이 좋았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신 전자담배 사업은 30년간 캠코더 배터리팩 사업에서 현재 ESS까지 이어 온 배터리팩, 휴대폰 충전기, 휴대폰 케이스 조립, 네비게이션과 PMP 사업에서 터득한 설계기술을 집대성한 결과물입니다. 이랜텍은 현재 KT&G에 ‘릴 솔리드 2.0’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KT&G가 글로벌 1위 기업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2038년까지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릴 솔리드 2.0’의 90% 이상을 이랜텍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인으로서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함께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중견기업계 대표적인 원로이신 이세용 회장님은 중견기업계 경영환경 개선에도 앞장서서 뛰어주고 계십니다. 일례로 2019년 12월 총리공관 만찬을 진행할 때, 해외법인 주재원의 인건비 손금산입*을 건의하여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까지 이끌어 주신 바 있습니다.
* (기존) 해외법인 주재원에 대해 내국법인에서 지급한 급여를 업무와 무관한 비용으로 판단, 세무상 손금산입을 불허 → (개선) 중견기업이 100% 출자한 해외법인에 파견한 주재원에게 지급한 인건비에 대해 손금산입 허용
이날 만남에서는 대부분의 다른 중견기업인들과 마찬가지로 기업 상속과 관련한 애 타는 마음을 토로하셨습니다. 우리 경제가 발전하던 1970~1980년대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해 오던 창업주들이 자녀 세대로 가업을 물려주는 시점이 다가온 현재, 상속세 리스크로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을 뺏기면서 해외로 핵심기술이 넘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중견기업의 지속가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및 승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씀을 주셨습니다.
회장님은 시종일관 '그냥 시작한 거다', '다 운이다'라고 표현하셨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제품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 치열하게 싸워온 이세용 회장님의 경험과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고객이 필요로 하고, 직원이 만족하는 회사가 되자'라는 슬로건 아래 빠르게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나가는 이랜텍의 제2의 도약기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