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 M&A
최재혁 파트너원 인베스트먼트 대표
향후 M&A 시장의 주요 변화 특징
지난 1990년대 IMF 위기로 인해 대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시작된 Big deal M&A market은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과정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으며, 이러한 Big deal market에서는 대기업들이나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주요 인수 주체 세력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Big deal M&A 시장은 2009년 이후 그 규모나 거래 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관련 분석 자료에 의하면 평균 M&A deal 규모가 약 1/3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가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향후 M&A market에서 Big deal market은 예전보다 감소된 수준에서 지속적 될 것으로 보는 반면, Middle market M&A(약 500 ~ 1,500억 수준)의 경우엔 그 거래 건수 등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예전보다 경영권 매각 및 인수에 대한 인식이 전향적으로 변하고 있고, 또 국내 중견/중소 기업에 대한 인수 협상 건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 기업 인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향후 Middle Market M&A의 주요 인수 주체
대기업의 경우 그 동안 Big deal 인수로 인한 후유증을 경험하면서 이제는 Middle market M&A로 눈을 돌리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사업 다각화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태로 현재는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이 더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이 된다. 그리고, Buyout(기업 인수)을 전문적으로 하는 외국계 사모펀드의 경우 소비재, 유통 및 Utility 등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특정 산업군에 대해서만 Middle market M&A 인수 주체로 나서는 경향이 있다. 향후에는 Middle market buyout을 전문적으로 하는 외국계 사모펀드도 국내 진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 사모펀드의 경우 아직 단독으로 Buyout을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경험, 역량 및 기관투자자(LP) 관계 등 여러 관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Middle market M&A에서 국내 중견기업들이 인수 주체로서 부각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중견기업들의 경우 동일 업종에서 20~40년간 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으나,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제는 M&A를 새로운 사업 전략의 옵션으로 적극적인 검토를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판단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에서부터 핵심 기술 인수, 핵심 인재 확보, 해외 생산 거점 또는 해외 전략 고객군 확보를 위해서 Organic growth 전략만으로 필요한 핵심 역량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경영 환경에서 자칫 이러한 핵심 역량 확보가 늦어질 경우 오히려 기존 사업의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기 쉽다. 많은 중견기업의 성장 정체 현상을 내부적인 경영 이슈로 인한 성장통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이러한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주저하는 것에도 기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최근 적극적인 M&A를 통해서 신규 성장 기회를 확보하고 기존 사업과의 연계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는 중견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M&A 업계에서도 주목을 하고 있다. 향후 Middle market M&A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중견기업들이 더욱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중견기업들의 M&A 활성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
향후 Middle market M&A에서 중견기업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가 되지만, 동시에 중견기업들의 M&A 활성화에는 몇 가지 신중히 고려해야 할 점들이 존재한다. 첫째로 중견기업 내부적으로 관련 경험과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견기업의 경우 기업의 성장 사이클에서 다수의 M&A 경험을 해 보지 못한 기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인수 과정에서의 전략적 협상, 내부 의사 결정 및 경영진간 공감대 형성, 그리고 인수 후 기업 통합 과정에서의 시너지 창출에 대한 경험 및 전문 인력이 부족하여 처음 시도하는 M&A 딜에서 많은 경우 실패를 하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둘째로, 딜 진행 비용 및 인수 자금 동원의 제약이다. 중견기업의 경우 M&A Deal cost로 비용을 지불하는데 여유가 많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Deal cost 지불 능력에서 대기업 또는 외국계 사모펀드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수 가치가 높은 Deal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게 또는 뒤늦게 중견기업들에 제안되게 된다. 중견기업의 경우 인수 전략 및 방향이 명확해도 Deal 진행 중 Deal drop을 하면서 여러 번의 Deal을 진행하기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몇 번 시도를 하다가 경영진들이 Deal cost 부담으로 아예 Deal 검토를 주저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또한, Deal 진행에 따른 인수 금융 조달 능력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 실제로 아직까지 국내 금융 기관에서는 인수 대상 기업에 대한 가치 보다는 인수 주체 기업에 대한 신용도를 평가하여 인수 금융의 조달 금리 및 조건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기업 대비 인수 금융 조달 역량에서 다소 열위의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인수 후 인수 주체가 되는 중견기업의 경우 인수 금융 조달로 인해서 신용도가 하락하는 경우에 대한 대응책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를 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대기업이나, 외국계 사모펀드에 비해서 전략적인 딜 정보 제공, 전문 인력 및 경험, 그리고 인수 금융 조건 등에서 비대칭 구조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견기업들을 위한 성공적인 M&A 접근 전략
중견기업들이 M&A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M&A에서 당장 성과를 바라는 것 보다는 이제는 하나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중 하나로 설정하고 M&A를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양한 Deal 기회를 검토하면서 기업 내부 인력들도 단계적으로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쌓이게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M&A 전문가들이 말하는 역설적인 메세지 중에는 “M&A에서 반드시 인수해야 하는 기업은 없다” 또는, “M&A에는 99가지의 사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고, 반드시 인수해야 하는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밖에 없다”라는 말들이 있다. 신규 사업도 시장 검증과 내부 역량 육성 단계가 있듯이 M&A도 처음에는 작은 규모의 Deal을 시작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며, 국내 M&A를 먼저 추진해 보는 것이 필요하고, 인수 자체 보다는 인수 후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전략(Buy & Build)을 고려해야만 한다.
둘째로, 외부 M&A 전문가 및 전문기관을 장기적인 전략적 관계에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M&A Deal 협상 및 거래 절차는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다양한 전문 지식과 경험이 동시에 요구되고 복합적인 의사 결정을 병행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과정이 수반된다. 그에 반하여 기업 내부적으로는 관련 전문성이나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관련 전문 인력을 보완한다고 하더라도,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 및 전문기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M&A 과정에서 많은 자문 기관들이 참여하게 되고 또 다양한 정보들이 제공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M&A Deal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과 최종 의사 결정은 기업 경영진의 몫으로 남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외로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믿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전략적 파트너가 필요하다. Deal closing을 하고 떠나는 관계가 아니라, 그 후에도 남아서 회사와 함께 인수 기업의 실질적인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또한 M&A Deal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M&A Deal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 기관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전략적 옵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필자도 현재 중견기업들과 전략적 관계를 형성하여 국내 및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해서 인수 초기 단계부터 파트너로서 참여해서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자문 또는 공동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을 보다 장기적으로 이해하고 충분한 신뢰 관계에서 M&A를 추진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Deal cost를 줄일 수 있고, 또한 외부 Equity 자금이 필요할 경우 공동 인수에 대한 다양한 투자 구조 옵션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어서 기업 입장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향후 M&A 시장은 중견기업이 보다 중요한 비중과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 이라는 점이고, 이 전보다 더 명확히 M&A는 중견기업들의 전략적 사업 포트폴리오 옵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M&A를 성공적으로 잘 하고 인수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새로운 중견기업의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